환주운동과 직선운동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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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주운동(圜周運動)과 직선운동(直線運動)

 

만물(萬物)이 방(方)을 구성(構成)한 요소(要素)는 「직(直)」이므로 방(方)한 자(者)는 직(直)한 체(體)를 가지고 있고, 원(圓)의 운동(運動)하는 궤도(軌道)는 「환(圜)」이므로 원(圓)한 자(者)는 환(圜)하는 용(用)을 가지고 있으니, 방(方)과 원(圓)이 호근(互根)하고 있으므로 직(直)과 환(圜)이 또한 호근(互根)한다. 대지(大地)의 형상(形象)은 원(圓)하고 그 운행(運行)하는 궤도(軌道)는 환(圜)이 되고 있으나 지상(地上)의 수평선(水平線)은 직(直)하고 남북극(南北極)을 연결(連結)하는 지축(地軸)이 또한 직(直)하며 모든 원구(圓球)가 일정(一定)한 궤도(軌道)를 따라서 환행(環行)하는 자(者)는 그 속에 직(直)한 축(軸)이 없는 것이 없으니, 차륜(車輪)의축(軸), 기계(器械)의 심봉(心棒) 등(等)이 그것이오, 이는 개체(個體)는 직(直)하고 통체(統體)는 환(圜)하여 호근(互根)하는 것이며, 모든 생물(生物)의 실(實)․난(卵) 등(等)은 원형(圓形)을 띠고 환전(圜轉)하고 있으되 그 실(實)․난(卵) 등(等)으로부터 출생(出生)하는 형체(形體)에는 직(直)한 지주(支柱)가 있으니, 이는 체(體)는 직(直)하고 용(用)은 환(圜)하여 호근(互根)하는 것이다.

천지(天地)의 운행(運行)으로써 보면 일월(日月) 대지(大地)가 형태(形態)의 여하(如何)를 불구(不拘)하고 모두 원궤도(圓軌道)를 환행(圜行)하고 있으니, 이는 천지(天地)의 운동(運動)이 통체적(統體的)으로 행(行)하는 까닭에 선후(先後)의 순(順)도 없고 시종(始終)의 단(端)도 없는 환주운동(圜周運動)이 되는 것이오, 일월(日月) 대지(大地) 등(等)의 운동(運動)이 고왕금래(古往今來) 누억만년(累億萬年)을 계속(繼續) 전래(傳來)하는 형태(形態)는 직선(直線)으로 되어 있으니, 이는 모든 천체(天體)가 개체(個體)로 되어 있는 까닭에 발생(發生)하는 날과 성장(成長) 소멸(消滅)하는 날이 있는 직선운동(直線運動)이 되는 것이다.

 

사시(四時)로써 보면 춘하(春夏)가 가면 추동(秋冬)이 오고 다시 춘하(春夏)가 와서 사시(四時)가 항상(恒常) 반복(反復)함은 환주운동(圜周運動)이오. 금년(今年)이 가면 명년(明年)이 오고 다시 재명년(再明年)이 와서 동일(同一)한 해가 재래(再來)치 아니함은 직선운동(直線運動)이다. 생물(生物)로써 보면 초목(草木)은 과실(果實)이 싹을 생(生)하고 싹이 성장(成長)하여 간지(幹枝)가되고 간지(幹枝)가 다시 과실(果實)을 맺으며, 충류(虫類)는 난(卵)으로부터 유충(幼虫)․성충(成虫)의 순서(順序)를 지나서 다시 난(卵)을 생(生)하며, 조수(鳥獸)는 태생(胎生)이나 난생(卵生)이 모체(母體)로 더불어 서로 순환(循環)하는 것은, 원궤도(圓軌道)를 환주(圜周)하는 것이오, 이러한 생물(生物)이 모두 선조(先祖)로부터 부전자수(父傳子受)로 대대계승(代代繼承)하여 세대(世代)의 분별(分別)이 있고 부조(父祖) 증고(曾高)가 비록 동일(同一)한 계통(系統)이로되 그 용모(容貌)와 개성(個性)이 서로 달라서 각개체(各個體)의 구별(區別)이 있는 것은 직선(直線)으로 진행(進行)하는 것이다.

 

세간(世間)에는 계(鷄)와 난(卵)의 친자(親子) 관계(關係)를 판정(判定)하려하는 일이 있는데, 이것도 통체(統體)의 면(面)으로는 환주운동(圜周運動)이 되므로 계(鷄)가 난(卵)을 생(生)하고 난(卵)이 부화(孵化)하여 계(鷄)가 되어 선후(先後)와 친자(親子)의 분별(分別)이 없고, 개체(個體)의 면(面)으로는 직선운동(直線運動)이 됨으로 모계(某鷄)는 전난(前卵)의 후신(後身)이오 후란(後卵)의 부모(父母)이며, 모란(某卵)은 전계(前鷄)의 자녀(子女)이오 후계(後鷄)의 전신(前身)으로서, 선후(先後)와 친자(親子)의 분별(分別)이 있는 것이다. 우주창생설(宇宙創生說) 같은 것도 역리(易理)로써 보면 우주(宇宙)는 시(始)도 없고 종(終)도 없이 윤회(輪廻)하는 것이라 함은 환주운동(圜周運動)의 면(面)을 말함이오, 우주(宇宙)가 어느 때에 조물주(造物主)에 의(依)하여 처음으로 창조(創造)된 것이라 함은 직선운동(直線運動)의 면(面)을 말함이다. 이와 같이 만사만물(萬事萬物)은 모두 환주운동(圜周運動)과 직선운동(直線運動)의 양면(兩面)이 있으니, 이는 천지(天地)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이 체(體)가 용(用)을 생(生)하고 그 용(用)이 체(體)로 변(變)하고 그 체(體)가 다시 용(用)을 생(生)하여 체(體)와 용(用)이 서로 순환(循環)함으로 환주운동(圜周運動)이 되지 아니할 수 없고, 또 체용(體用)이 서로 계승(繼承)하여 세대(世代)의 분별(分別)이 있으므로 직선운동(直線運動)이 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역(易)에 문왕(文王)의 팔괘도(八卦圖)는 팔괘(八卦)를 팔방(八方)에 원형(圓形)으로 배열(配列)하고 특(特)히 감리(坎離)를 북(北)과 남(南)으로 배정(配定)하여 북한(北寒) 남서(南暑)를 표시(表示)하여 직선(直線)의 중추(中樞)를 삼으니 곧 지금의 소위(所謂) 남북극(南北極)을 통(通)한 지축(地軸) 또는 자오선(子午線)이니, 이는 원(圓)의 속에 직(直)이 있음을 말함이오, 또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사시(四時)가 팔방(八方)으로 순환(循環)하여 만물(萬物)의 생장수장(生長收藏)하는 상(象)이 표시(表示)되어 있는데, 물(物)이 시(始)하면 종(終)하고 종(終)하면 다시 시(始)하여 시종(始終)의 단(端)이 없는 형태(形態)는 환주운동(圜周運動)이 되고, 금년(今年)의 초목(草木)이 생장(生長)하여 과실(果實)을 맺고 그 과실(果實)에서 신아(新芽)가 반생(反生)하여 차년(次年)의 초목(草木)이 되는 형태(形態)는 직선운동(直線運動)이 되니, 이는 환주운동(圜周運動)과 직선운동(直線運動)이 호근(互根)하고 있음을 말함이다.

 

사람의 사회생활(社會生活)에도 방직(方直)과 원환(圓環)의 호근(互根)이 있으니, 역(易)에 「直其正也 方其義也 君子 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 = 직(直)은 그 정(正)이오 방(方)은 그 의(義)이라 군자(君子)가 경(敬)으로써 내(內)를 직(直)케하고 의(義)로써 외(外)를 방(方)케하여 경(敬)과 의(義)가 입(立)하매 덕(德)이 고(孤)치 아니하다」【註九】하니, 직방(直方)은 곧 정의(正義)이오 불고(不孤)라 함은 주위(周圍)가 응여환요(應與圜繞)함이라 이는 정의(正義)로써 안으로 마음을 직(直)케하고 밖으로 규모(規模)를 재제(裁制)하면 민중(民衆)이 그 주위(周圍)를 환요(圜繞)하고 사업(事業)이 광대(光大)하여 고립(孤立)치 아니하고 일신(日新)의 성덕(盛德)이 만물(萬物)에 원행주편(圓行周遍)함을 말함이다. 직방(直方)은 체(體)오 원환(圓圜)은 용(用)이라 체(體)가 없으면 용(用)이 의착(依着)치 못하여 환주(圜周) 작용(作用)을 행(行)치 못함으로, 정의(正義)가 없는 사회(社會)는 통체주편(統體周遍)하는 생존작용(生存作用)이 행(行)치 못하고, 용(用)이 없으면 체(體)가 고무력(鼓舞力)을 얻지 못하여 스스로 굴곡(屈曲)함으로, 운행(運行)이 주편(周遍)치 못한 사회(社會)는 국민개체(國民個體)의 정의감(正義感)이 스스로 박약(薄弱)하여지는 것이니, 이미 말한 이간정치(易簡政治)가 「직(直)」을 체(體)로 하는 것도 또한 이 까닭이다. 또 개인(個人)의 생존작용(生存作用)으로써 보더라도, 마음이 정직(正直)한 사람은 대인접물(對人接物)함이 모두 적의(適宜)히 재제(裁制)됨으로 그 행동(行動)이 원만(圓滿)하고, 마음이 왜곡(歪曲)한 사람은 사물(事物)에 대(對)하여 사사(私邪)와 부정(不正)을 행(行)함으로 그 행동(行動)이 경측(傾側)한 것이다.

 

인류력사(人類歷史)에도 환(圜)과 직(直)이 호근(互根)하고 있으니, 역사상(歷史上)에 대대(對待)되는 사회(社會)가 서로 기복(起伏)하여 항상(恒常) 준사(準似)한 사실(事實)이 반복(反復)하고 있음은 동일궤도(同一軌道)를 순환(循環)하는 환주운동(圜周運動)이오, 대대(對待)되는 시대(時代)가 서로 전수(傳受)하여 일시대(一時代)가 가면 다시 일시대(一時代)가 와서 동일(同一)한 시대(時代)가 재래(再來)치 아니함은 일직선(一直線)을 진행(進行)하는 직선운동(直線運動)이니, 고래(古來)로 「 역사(歷史)는 순환(循環)한다」함은, 환주운동(圜周運動)을 말함이오, 「 역사(歷史)는 순환(循環)치 아니한다 」함은, 직선운동(直線運動)을 말함이다. 이것을 아국(我國)의 토지제도사(土地制度史)에 징(徵)하건대, 전절(前節)에서 말한 바의 균평제(均平制)와 차등제(差等制)가 교호(交互)로 대사(代謝)함은 사회(社會)의 환주운동(圜周運動)의 형태(形態)이오, 그러나 동일(同一)한 균평제(均平制)이로되 고려(高麗)의 국유수수제(國有授受制)와 이조(李朝)의 국유분급제(國有分給制)와 지금의 사유분급제(私有分給制)는 그 형태(形態)가 서로 다르고, 또 동일(同一)한 차등제(差等制)이로되 고려(高麗)의 사전제(私田制)와 이조(李朝)의 소작제(小作制)는 그 형태(形態)가 또한 서로 달라서 모두 각기(各其) 독자(獨自)한 시대성(時代性)을 나타내고 있음은 전시대(前時代)로 순환(循環)치 아니하는 직선운동(直線運動)의 형태(形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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