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萬聲)의 생생(生生)
이상(以上)에 말한 것이 제자원리(制字原理)의 개요(槪要)인데, 그 원리(原理)가 사시(四時)와 삼재(三才)의 이(理)에서 나온 것으로서, 역학(易學)으로 더불어 서로 표리(表裏)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저(大抵) 언어(言語)라 함은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성(聲)을 통(通)하여 그 의사(意思)를 발표(發表)하는 것이오, 문자(文字)라 함은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성(聲)을 기록(記錄)한 부호(符號)이라, 그러므로 언어(言語)를 기록(記錄)함에는 또한 천지자연(天地自然)의 문자(文字)가 있은 연후(然後)에 언어(言語)와 문자(文字)가 서로 체(體)와 용(用)이 되어 변화(變化)하기 궁(窮)함이 없는 것이다. 세계문자중(世界文字中)에서 자연(自然)의 성(聲)과 자연(自然)의 문자(文字)가 서로 배합(配合)한 것은 오직 우리 국문(國文)이 있을 뿐이니, 이가 우리 국문(國文)이 천지(天地)의 생생(生生)하는 대덕(大德)과 역학(易學)의 생생(生生)하는 원리(原理)를 체득(體得)하여 만성(萬聲)이 생생(生生)하는 소이(所以)이다.
註一. 繫辭上傳 第二章 「六爻之動 三極之道也」
註二. 咸卦彖傳 「二氣感應以相與」
註三. 繫辭上傳 第十一章「夫易何爲者也 夫易開物成務」
註四. 乾卦文言 「與四時合其序」 繫辭上傳 第六章 「變通配四時」등(等)
註五. 繫辭下傳 第十章 「有天道焉 有地道焉 有人道焉 兼三才而兩之 故六」
註六. 乾卦에 「元亨利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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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易學)으로 본 귀신문제(鬼神問題)
‣귀신(鬼神)의 유무(有無)
귀신(鬼神)의 유무(有無) 문제(問題)는 실(實)로 천고(千古)의 의안(疑案)이오, 더욱이 귀신(鬼神)이 사람에게 화복(禍福)을 준다는 말은 종교(宗敎)에도 있고 일반(一般) 민간(民間)에도 널리 퍼져 있는데, 역학(易學)은 이에 대(對)하여 어떠한 해답(解答)을 내리고 있는가.
역(易)에 「日中則昃 月盈則食 天地盈虛 與時消息 而况於人乎 况於鬼神乎 = 일(日)이 중(中)한즉 측(昃)하고 월(月)이 영(盈)한즉 식(食)하나니, 천지(天地)의 영허(盈虛)도 시(時)로 더불어 소식(消息)하곤 하물며 사람이며 하물며 귀신(鬼神)이랴」【註一】하니, 이는 천지간(天地間)에 사람의 이외(以外)에 또한 귀신(鬼神)이 있어, 천지일월(天地日月)과 같이 영허소장(盈虛消長)하고 인생(人生)이나 사회(社會)와 같이 흥망성쇠(興亡盛衰)하고 있음을 말함이다. 또「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 先天而天不違 後天而奉天時 天且不違而况於人乎 况於鬼神乎 = 그 대인(大人)은 천지(天地)로 더불어 그 덕(德)을 합(合)하고 일월(日月)로 더불어 그 명(明)을 합(合)하고 사시(四時)로 더불어 그 서(序)를 합(合)하고 귀신(鬼神)으로 더불어 그 길흉(吉凶)을 합(合)하고 천(天)에 선(先)하되 천(天)이 위(違)치 아니하고 천(天)에 후(後)하매 천시(天時)를 봉(奉)하나니, 천(天)도 또한 위(違)치 아니하곤, 하물며 사람이며 하물며 귀신(鬼神)이랴」【註二】하니, 이는 대인(大人)의 행동(行動)은 천지(天地)․일월(日月)․사시(四時)의 운행(運行)하는 자연법칙(自然法則)과 일치(一致)하고 또 귀신(鬼神)의 작용(作用)과도 일치(一致)하여, 대인(大人)이 선(善)하다고 하는 것을 귀신(鬼神)도 선(善)하다 하고, 대인(大人)이 불선(不善)하다고 하는 것을 귀신(鬼神)도 불선(不善)하다하며, 대인(大人)의 행동(行動)은 천(天)도 어기지 아니하는데, 어찌 사람이나 귀신(鬼神)이 그를 어길 수가 있으랴 함을 말함이니, 이것도 천지간(天地間)에 사람 이외(以外)에 따로 귀신(鬼神)이 있어, 사람의 길흉(吉凶)에 대(對)한 재단(裁斷)을 하고 있음을 말함이다. 또 「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 천도(天道)는 영(盈)을 휴(虧)하고 겸(謙)을 익(益)하며, 지도(地道)는 영(盈)을 변(變)하여 겸(謙)에 유(流)하며, 귀신(鬼神)은 영(盈)을 해(害)하고 겸(謙)을 복(福)하며 인도(人道)는 영(盈)을 오(惡)하고 겸(謙)을 호(好)한다」【註三】하니, 이는 천지인(天地人)이 모두 교영(驕盈)한 자(者)를 손(損)하고, 겸양(謙讓)한 자(者)를 도와주는데, 귀신(鬼神)도 또한 교영(驕盈)한 자(者)에게 해(害)를 주고 겸양(謙讓)한 자(者)에게는 복(福)을 준다 함을 말함이다.
이상(以上)으로 써 보면 역학(易學)은 완전(完全)히 유신론(有神論)인 동시(同時)에 귀신(鬼神)은 천지인(天地人)과 같이 소장성쇠(消長盛衰)하면서 사람의 선악(善惡)에 대(對)하여 길흉(吉凶)과 화복(禍福)을 주는 작용(作用)이 있다는 것이다. 특(特)히 이상(以上)의 제론(諸論)은 모두 천(天)․지(地)․신(神)․인(人)을 병칭(倂稱)하면서 또한 반드시 사람과 귀신(鬼神)을 대거(對擧)하고 있는 것은, 사람과 귀신(鬼神)과의 사이에 깊은 관련(關聯)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의 生死와 鬼神
孔子의 死生․鬼神論에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知事鬼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 계로(季路)가 귀신(鬼神)을 섬김을 물은대 공자(孔子)가라사대 능(能)히 사람을 섬기지 못하거니 어찌 능(能)히 귀신(鬼神)을 섬기리오, 감(敢)히 사(死)를 묻나이다, 가라사대 생(生)을 알지 못하거니 어찌 사(死)를 알리오」【註四】하니. 이는 사(死)의 도(道)는 곧 생(生)의 도(道)이오, 귀신(鬼神)의 도(道)는 곧 사람의 도(道)이니, 사생인귀(死生人鬼)는 일이이(一而二)․ 이이일(二而一)한 것이라, 사람의 생전(生前)에 정신(精神)이 여하(如何)히 발생(發生)되고 또 지각(知覺)이 여하(如何)한 형태(形態)로서 여하(如何)히 취적(聚積)되고 있는가를 지득(知得)한 연후(然後)에, 가(可)히 써 사(死)와 귀신(鬼神)의 이(理)를 알 수 있음을 말함이다. 그러면 사람의 생전(生前)의 정신지각(精神知覺)이라 함은 여하(如何)한 것인가.
만물(萬物)은 모두 정(精)과 기(氣)로써 조직(組織)되고, 인신(人身)에는 육체(肉體)와 정신(精神)의 양물(兩物)이 대대(對待)하고 있으므로, 육체(肉體)는 정(精)의 응성(凝成)함이오, 정신(精神)은 기(氣)의 발용(發用)함이다. 역(易)에 「剛柔者晝夜之象也 = 강유(剛柔)는 주야(晝夜)의 상(象)이라」【註五】하니, 강(剛)은 주(晝)의 상(象)을 말함인데, 주(晝)는 명(明)하고 열(熱)함으로 강(剛)은 명(明)과 열(熱)을 생(生)하는 작용(作用)이 있다. 화석(火石부싯돌)의 예(例)로써 보건대 석중(石中)에서 화(火)가 발생(發生)하는 것은 석중(石中)에 화(火)가 있는 것이 아니오, 석(石)의 질(質)을 결합(結合)시키고 있는 기(氣)는 가장 강(剛)하고, 강(剛)과 강(剛)이 상촉상마(相觸相摩)하는 때에 명(明)하고 열(熱)한 화(火)가 일어나는 것이니, 이 화(火)는 강(剛)의 비약적운동(飛躍的運動)의 산물(産物)이다. 사람의 뇌(腦)는 그 질(質)이 가장 정수(精粹)함으로 그에 의착(依着)한 기(氣)는 또한 강건(剛健)하고, 그 강건(剛健)한 기(氣)가 물(物)의 기(氣)와 상감상응(相感相應)하는 때에 사물(事物)을 광조(光照)하는 명(明)과 사물(事物)을 상영(相迎)하는 열(熱)이 생(生)하여, 감정(感情)․사고(思考) 등(等) 정신작용(精神作用)이 출현(出現)하나니, 이 정신작용(精神作用)은 석중(石中)의 화(火)와 같이 뇌(腦)에 의착(依着)한 기(氣)의 비약적운동(飛躍的運動)의 산물(産物)이다. 사람의 정신(精神)은 그 본질(本質)(剛)이 화(火)와 같고 또 그 발생(發生)함이 화(火)와 같은지라, 그러므로 물(物)의 강(剛)과 강(剛)이 상촉(相觸)치 아니하면 화(火)가 생(生)치 아니함과 같이, 사람이 아무 생각함도 없고 감촉(感觸)함도 없으면 정신작용(精神作用)이 나타나지 아니하며, 화(火)는 물(物)에 의착(依着)치 아니하면 형상(形象)을 이루지 못함과 같이, 사람은 뇌(腦)가 건전(健全)치 못하면 건전(健全)한 기(氣)가 의착(依着)치 못함으로 그 정신작용(精神作用)이 또한 건전(健全)치 못하며, 물질(物質)에 의착(依着)한 화염(火焰)은 공중(空中)에 유동(流動)하여 곧 소산(消散)할 듯 하되, 마침내 소산(消散)치 아니하고 일정(一定)한 형상(形象)을 이루고 명(明)과 열(熱)을 발(發)하는 것은, 물질(物質)은 체(體)가 되고 화염(火焰)은 용(用)이 되어, 물질(物質)의 수렴작용(收斂作用)에 의(依)하여 화염(火焰)이 근착(根着)하고 있는 까닭이니, 사람의 뇌(腦)에 의착(依着)한 기(氣)도 뇌질(腦質)의 수렴작용(收斂作用)에 의(依)하여, 비록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아니하나, 어떠한 형상(形象)을 이루고 유산(遊散)치 아니하며, 소위(所謂) 경험(經驗)․학문(學問)․지식(知識)같은 것도, 그 기(氣)의 속에 포장(包藏)되어 기억(記憶)되는 것이니, 사람의 기억력(記憶力)이 강(强)하다 함은 이 기(氣)를 강(强)하게 수렴(收斂)한 까닭이다. 물질(物質)이 정수(精粹)할수록 화염(火焰)이 강(强)하여 그 광(光)과 열(熱)의 힘이 원급(遠及)하는 것이니, 사람도 뇌질(腦質)이 정수(精粹)할수록 그 의착(依着)한 기(氣)가 청정(淸淨)하고 강건(剛健)하여, 순결(純潔)한 감정(感情)과 고원(高遠)한 사고력(思考力)과 사람을 제압(制壓)하는 위엄(威嚴)을 가지는 것이며, 화(火)가 상극(相克)하는 수(水)를 만날 때에 화력(火力)이 약(弱)한 자(者)는 식멸(息滅)되는 것이나, 화력(火力)이 강(强)할 때는 도리어 반발력(反撥力)을 증대(增大)하는 것이니, 사람도 기(氣)가 약(弱)한 자(者)는 외부(外部)의 압력(壓力)을 받을 때에 쉽게 굴복(屈伏)하나, 기(氣)가 강건(剛健)한 자(者)는 도리어 반발작용(反撥作用)을 일으켜서 그 저항력(抵抗力)을 증대(增大)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전(生前)에 이미 기(氣)의 작용(作用)이 정신(精神)을 생(生)하고 있으므로, 사후(死後)에도 또한 기(氣)의 작용(作用)이 없지 아니한 것이다. 역(易)에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精氣爲物 遊魂爲變 是故 知鬼神之情狀 = 시(始)를 원(原)하고 종(終)을 반(反)한지라 고(故)로 사생(死生)의 설(說)을 알고, 정(精)과 기(氣)가 물(物)이 되고 혼(魂)이 유(遊)하여 변(變)이 되는지라 이런 고(故)로 귀신(鬼神)의 정상(情狀)을 안다」【註六】하니, 원(原)이라 함은 전(前)에 추(推)함이오 반(反)이라 함은 후(後)에 요(要)함이라, 시생(始生)하기 전(前)의 일을 추구(推求)하면 가(可)히써 사후(死後)의 일을 알 수 있고, 사후(死後)의 형상(形象)을 반요(反要)하면 가(可)히써 미생전(未生前)의 일을 알 수 있으며, 또 정(精)과 기(氣)가 취(聚)하여 물(物)이 되는데, 사후(死後)에 기(氣)가 유산(遊散)하여 어떠한 운동(運動)을 생(生)함을 혼(魂)이라 하고 혼(魂)의 변화(變化)하는 상태(狀態)가 곧 귀신(鬼神)이며 사후(死後)의 혼(魂)은 곧 생전(生前)의 정신(精神)이므로, 사후(死後)의 귀신(鬼神)은 또한 생전(生前)의 심(心)의 작용(作用)과 같은데, 사람의 자연발로(自然發露)하는 생존본능(生存本能)인 정(情)에 대(對)하여 의지(意志)가 그를 결단(決斷)하고 실천(實踐)하는 것으로서 정(情)은 체(體)가되고 의지(意志)는 용(用)이 됨과 같이 사후(死後)의 귀신(鬼神)은 귀(鬼)는 체(體)이오 신(神)은 용(用)이니, 이 까닭에 귀(鬼)에는 정(情)이 있고 신(神)에는 상(狀)이 있으니, 정(情)은 감응(感應)에 의(依)하여 자연발로(自然發露)함이오 상(狀)은 발용(發用)하여 변화(變化)를 행(行)함이다. 그러므로 귀(鬼)와 신(神)은 합언(合言)하면 심(心)과 같고 분언(分言)하면 귀(鬼)는 정(情)과 같고 신(神)은 의지(意志)와 같은 것이다.
이상(以上)의 이(理)를 요약(要約)하여 말하면, 사람이 시생(始生)할때에 먼저 음양양성(陰陽兩性)의 기(氣)가 감응(感應)하고 다음에 양성(兩性)의 정(精)이 췌취(萃聚)하여 형체(形體)를 이루는 것인데, 사람의 어느 중요(重要)한 기관(器官)에 기(氣)의 운행(運行)이 끊어지면, 정(精)은 독음(獨陰)이되고 기(氣)는 독양(獨陽)이되어 서로 분산(分散)함으로 사(死)가 되며, 생전(生前)의 기(氣)는 화(火)와 같이 어떠한 형상(形象)을 이루고 있으므로 사후(死後)에 유산(遊散)하는 기(氣)도 어느 기간(期間)안에는 그 작용(作用)을 보유(保有)하고 있는 것이며, 생전(生前)의 정신(精神)은 기(氣)의 비약적(飛躍的) 운동(運動)의 산물(産物)임과 같이 사후(死後)의 귀신(鬼神)은 유혼(遊魂)의 변화(變化)하는 산물(産物)이며, 생전(生前)의 정신(精神)은 반드시 기(氣)에 의착(依着)하고 있음과 같이 사후(死後)의 귀신(鬼神)도 반드시 천지간(天地間)을 운행(運行)하는 기(氣)에 의착(依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사(死)하는 즉시(卽時)로 기(氣)가 모두 소멸(消滅)치 아니하고 혼(魂)의 작용(作用)을 행(行)할 수 있는가, 서화담(徐花潭)은 「造化鬼神은 神易陰陽의 極致라」하여 鬼神死生說一篇을 지은바 그 요지(要旨)는 「死生人鬼只是 氣之聚散而己 氣之淡一淸虛者 聚之大者爲天地 聚之小者爲萬物 聚散之勢 有微著久速耳 大小之聚散於太虛 以大小之有殊 雖一草一木之微者 其氣終亦不散 况人之精神知覺 聚之大且久者哉 形魄見其有散 似歸盡沒於無 此處率皆不得致思 氣之聚之有漸以至博厚 爲天地爲吾人 人之散也 形魄散耳 聚之淡一淸虛者 終亦不散 散於太虛淡一之中同一氣也 其知覺之聚散 只有久速耳 雖散之最速有日月朞者 乃物之微者 爾其氣終亦不散 何者氣之淡一淸虛者 旣無其始又無其終 此理氣之所以極妙底 雖一片香燭之氣 見其有散於目前 其餘氣終亦不散 烏得謂之盡於無耶 = 死와生, 人과鬼는 다만 이 氣의 聚散뿐이다. 氣의 淡一淸虛한 者가 聚함이 大한 者는 天地가 되고 聚함이 小한 者는 萬物이 되며, 聚散하는 勢는 隱微하고 나타나고 오래고 빠름이 있으니. 大小의 界함이 太虛에 聚散함에, 大하고 小함으로 써 다름이 있음이라, 비록 一草一木의 적은 者라도 그 氣는 마침내 또한 散치 아니하곤, 하물며 사람의 精神知覺이 聚함이 大하고 또 久한 者이랴. 形魄은 그 散함이 있음을 보매, 無에 盡沒함에 歸하는듯하나, 此處에 모두 시러곰(能히) 致思치 못함이니라, 氣의 聚함이 漸이 있어 써 博厚함에 이르러, 天地가 되고 吾人이 되며 사람의 散함은 形魄이 散함이오, 聚함이 淡一淸虛한 者는 마침내 또한 散치 아니 하나니라.
太虛淡一의 中에 散함에 한가지 一氣이라, (花潭이 易學의 鬼神說微旨에 對하여 그 底蘊을 敷衍하려 하다가 뜻만 있고 成就치 못함을 恨한다 함이 이곳을 말함인 듯하다 ) 그 知覺의 聚散함은 다만 오래고 빠름이 있나니라, 비록 散함이 가장 速한 것도 一日․ 一月․ 一年의 것이 있으니, 곧 物의 적은 者이로되 그 氣가 마침내 또한 散치 아니 하나니, 무슨 까닭인고, 氣의 淡一淸虛한 者는 이미 그 始가 없고 또 그 終이 없음이니, 이가 理氣의 써 極妙한바이다. 비록 一片香燭의 氣도 그 目前에 散함이 있음을 보나, 餘氣는 마침내 또한 散치 아니하나니, 어찌 시러곰(能히) 無에 盡한다고 이르랴」【註七】하니, 이 뜻을 요약(要約)하면, 만물(萬物)이 취(聚)한 자(者)는 반드시 산(散)함이 있는데, 취(聚)함이 대(大)한 자(者)는 산(散)함이 오래고 취(聚)함이 소(小)한 자(者)는 산(散)함이 속(速)한지라, 사람의 사후(死後)에 기(氣)도 태허중(太虛中)에 산(散)하나, 그 취(聚)함이 대(大)하고 구(久)한 지각(知覺)은 어느 기간(期間)을 소산(消散)치 아니하니, 이가 곧 귀신(鬼神)이라 함을 말함이니, 그러므로 생전(生前)의 정신지각(精神知覺)이 곧 사후(死後)의 귀신(鬼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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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 ․ 人 ․ 動 ․ 植 의 四등(等)類
天地․ 雷風․ 水火․ 山澤의 八物은 生存作用을 行하는 組織體의 根本이오, 八物은 모두 陰陽으로 配合되고 있으므로, 이 組織體를 老少․長․中,의 四등(等)類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이 四등(等)類를 易理에 依하여 生物類에 擬하여 보면, 山澤은 植物類가 되고 水火는 動物類가 되고 雷風은 人類가 되고 天地는 鬼神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이 四등(等)類의 性情을 보건대,
一. 易에 「神也者 妙萬物而爲言者也 = 神이라 함은 萬物을 妙하게 하여 言을 하는 者라」【註八】하니, 爲言이라 함은 사람의 意思가 言辭를 通하여 發表됨과 같이, 神의 作用이 萬物의 生生化化에 나타남을 象함이며, 神의 妙와 雷風 水火 山澤의 動․撓․潤․燥․終始․說의 作用을 對擧함을 보면, 神이라 함은 天地의 作用임이 明白하니, 이를 精․氣의 理로써 보면, 山澤은 形이오 水火는 精이오 雷風은 氣이오 天地는 神이다.
이 형정기신(形精氣神)을 다시 생물(生物)의 사등류(四等類)에 배(配)하면, 식물류(植物類)는 형(形)이오 동물류(動物類)는 정(精)이오 인류(人類)는 기(氣)이오 귀신(鬼神)은 신(神)이다. 이것을 다시 정신작용(精神作用)의 면(面)으로써 보면 형(形)은 질(質)이오, 정(精)은 감각(感覺)․감정(感情) 등(等)이오. 기(氣)는 이성(理性)이오, 신(神)은 영통(靈通)이라, 식물(植物)은 형질(形質)을 주(主)로 함으로 정신작용(精神作用)이 질색(窒塞)하여 통(通)치 못하며, 형질(形質)은 혹(或) 발산(發散)하여 정(精)이 되는 것이므로 식물중(植物中)에는 감각(感覺)을 가지고 있는 자(者)가 있다. 동물(動物)은 감각(感覺)․감정(感情)을 주(主)로 함으로 그 생활(生活)은 주(主)로 본능(本能)에 의(依)하여 행(行)한다. 그러나 정(精)은 취합(聚合)하면 형(形)을 이루고 발산(發散)하면 기(氣)로 화(化)하는 것이므로, 동물중(動物中)에는 혹(或) 식물(植物)과 같이 질색(窒塞)한 자(者)도 있고, 혹(或) 사람과 같이 이성(理性)을 가지고 있는 자(者)도 있다. 사람은 이성(理性)을 주(主)로 함으로 그 생활(生活)이 주(主)로 사상(思想)에 의(依)하여 행(行)한다. 그러나 기(氣)는 취합(聚合)하면 정(精)을 이루고 발산(發散)하면 신(神)으로 화(化)하는 것이므로, 사람중(中)에는 혹(或) 동물(動物)과 같이 주(主)로 감정(感情)에 의(依)한 본능생활(本能生活)을 하는 자(者)도 있고, 혹(或) 귀신(鬼神)과 같이 영통(靈通)한 자(者)도 있는 것이다.
二. 사등류(四等類)를 공간생활(空間生活)로써 보면 역(易)에「 本乎天者親上 本乎地者親下 = 천(天)에 본(本)한 자(者)는 상(上)을 친(親)하고 지(地)에 본(本)한 자(者)는 하(下)를 친(親)한다」【註九】하니, 지(地)는 질(質)의 응고(凝固)함이오, 천(天)은 기(氣)의 유행(流行)함이라, 식물(植物)은 순연(純然)히 지(地)에 본(本)함으로 지(地)의 질(質)에 고착(固着)하여 자유(自由)로 이동(移動)치 못하고, 동물(動物)은 자유(自由)로 이동(移動)하여 육상(陸上)을 주행(走行)하는 자(者), 공중(空中)을 비행(飛行)하는자(者), 수중(水中)을 잠행(潛行)하는자(者) 등(等)이 있으나 지(地)를 떠나지 못함으로, 반(半)은 천(天)에 본(本)하고 반(半)은 지(地)에 본(本)한다. 그러나 체(體)가 평면(平面)으로 되어 있어 지(地)를 상(象)함으로 오히려 본호지(本乎地)의 유(類)에 속(屬)한다. 사람은 자유(自由)로 이동(移動)하고 지(地)를 떠나지 못함은 동물(動物)과 일반(一般)이나, 체(體)가 직립(直立)하여 입체(立體)로 되어 공중(空中)을 통관(通貫)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본호천(本乎天)의 유(類)에 속(屬)한다. 동물(動物)과 사람이 반천반지(半天半地)하여 이미 서로 대응(對應)하고 있는지라. 조직(組織)의 대대법칙상(對待法則上) 이 천지간(天地間)에는 순연(純然)히 본호지(本乎地)한 식물(植物)과 대응(對應)하여, 순연(純然)히 본호천(本乎天)한 일물(一物)이 없지 못하나니, 이가 곧 귀신(鬼神)이오, 역(易)에「神無方 = 신(神)은 방(方)이 없다」【註十】함은, 귀신(鬼神)은 천(天)의 유행(流行)하는 기(氣)에 의착(依着)하여, 일정(一定)한 방소(方所)가 없이 주행(周行)함을 말함이다. 귀신(鬼神)은 방(方)이 없음으로, 그의 유행(流行)에는 산천(山川)의 격조(隔阻)도 없고, 거리(距離)의 제한(制限)도 없고. 완전(完全)히 공간(空間)을 초월(超越)하고 있으니, 역(易)에「唯神也 故不疾而速 不行而至 = 이 신(神)한 고(故)로 질(疾)치 아니하여도 속(速)하고 행(行)치 아니하여도 지(至)한다」【註十一】함은, 귀신(鬼神)은 공간(空間)을 초월(超越)하여 백천만리외(百千萬里外)의 일을 안전(眼前)에 보고 동석(同席)에서 듣고 있음과 같이 한다 함을 말함이다.
그런데 귀신(鬼神)은 어떠한 형태(形態)를 가지고 있는가, 식물(植物)의 체(體)는 도립(倒立)하여 직선(直線)으로 되어 있고, 동물(動物)의 체(體)는 평면(平面)이 되고, 사람의 체(體)는 상(上)을 관통(貫通)하여 삼각형(三角形)의 입체(立體)로 되어 있으니, 동물(動物)과 사람이 이미 평면(平面)과 입체(立體)로써 서로 대응(對應)하고 있는지라, 조직(組織)의 대대법칙상(對待法則上) 또한 직선(直線)과 대응(對應)하는 원형(圓形)이 없지 못한다. 만물(萬物)이 원(圓)한즉 유동(流動)하는지라, 그러므로 이 원형(圓形)은 곧 귀신(鬼神)이니, 역(易)에 「蓍之德 圓而神 = 시(蓍)의 덕(德)은 원(圓)하고 신(神)하다」【註十二】함은, 귀신(鬼神)이 원(圓)함을 말함이다.
三. 사등류(四等類)를 시간생활(時間生活)로써 보면, 시간(時間)에는 현재(現在)․과거(過去)․미래(未來)가 있는지라, 식물(植物)은 무지(無知)하여 시간(時間)을 알지 못하고 동물(動物)은 주(主)로 현재(現在)를 알고 약간(若干)의 과거(過去)를 기억(記憶)하며, 사람은 현재(現在)와 과거(過去)를 알고 약간(若干)의 미래(未來)를 추상(推想)하며, 귀신(鬼神)은 시간(時間)을 초월(超越)하여 미래(未來)를 통견(洞見)하나니, 역(易)에 「神以知來 = 신(神)하여 써 내(來)를 지(知)한다」【註十三】하고, 또 「知幾其神乎 幾者動之微 吉之先見者也 = 기(幾)를 지(知)함이 그 신(神)한저 기(幾)라 함은 동(動)의 은미(隱微)함이오 길(吉)의 먼저 보이는 자(者)이라 」【註十四】함은, 귀신(鬼神)은 시간(時間)을 초월(超越)하여 미래(未來)에 발생(發生)할 일을 명견(明見)하고 있음을 말함이다.
四. 사등류(四等類)를 개체(個體)와 통체(統體)의 면(面)으로써 보면 개체(個體)는 체(體)이오 통체(統體)는 용(用)이라, 식물(植物)은 스스로 이동(移動)치 못함으로, 체(體)만 있고 용(用)이 없어 고립(孤立)한 개체생활(個體生活)을 하고 있으며, 동물(動物)은 본호지(本乎地)의 유(類)에 속(屬)하고 있으므로, 주(主)로 개체생활(個體生活)을 행(行)하나, 정(精)이 발산(發散)하여 기(氣)로 화(化)하는 일이 있으므로, 혹(或) 군취(群聚)로써 통체생활(統體生活)을 행(行)하는 자(者)가 있으며, 사람은 주(主)로 통체생활(統體生活)을 행(行)하나, 기(氣)가 취합(聚合)하면 정(精)을 이루는 일이 있으므로, 사람중(中)에는 혹(或) 사욕(私慾)만을 위(爲)하는 개체생활(個體生活)을 행(行)하는 자(者)가 있으며, 귀신(鬼神)은 일정(一定)한 방소(方所)가 없으므로, 지공(至公)하여 사(私)가 없고 지명(至明)하여 사(邪)가 없고, 통체(統體)에 주편(周遍)하여 만물(萬物)을 재성(裁成)하나니, 역(易)에 「利用出入 民咸用之 謂之神 = 용(用)을 이(利)하여 출입(出入)하여 민(民)이 다 용(用)함을 신(神)이라 이른다」【註十五】함은, 만민(萬民)의 일용(日用)을 이(利)롭게 하여 그 생존(生存)을 모두 농후(濃厚)케 하는 것이 곧 귀신(鬼神)의 작용(作用)임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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